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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을 사랑하고 나를 좋아할 수 있는 이유 (롬 8:31~39)
작성자 관리자(jjhjjh) 등록일자 2023-07-12 오전 9:37:46
조회 445

생을 사랑하고 나를 좋아할 수 있는 이유 (롬 8:31~39)

나는 나 자신의 인생을 진정으로 사랑하는가
나는 나 자신의 인생을 진정으로 사랑하는가. 자기 인생을 한 땀 한 땀 그려가는 자신을 사랑하고 또 좋아하는가. 사도 바울은 로마서 8장 마지막 대목에서 이에 대해 해답을 준다. 흔히 로마서를 성경 66권의 금자탑이라 하고, 이 로마서 8장을 로마서의 꽃봉오리라고 한다. 그리고 이 중에서도 하나님 사랑의 극치를 표현한 본문의 대목이 8장의 꽃 중의 꽃이다. 먼저 바울은 8장에 오는 동안 많은 교리를 치열하게 논증했다. 
인류에게 임하는 하나님의 심판, 유대인과 율법,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얻는 문제, 그리고 8장에 와서 성령으로 말미암는 신인류의 삶에 대해 치열하게 논증했다. 그런데 이 대목에 와서 바울은 갑자기 논증을 놓아버린다. 그리고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하나님의 사랑을 찬양하고 노래하면서 8장을 마친다. 왜 논증하려 하지 않는 것일까. 하나님의 사랑은 논증이나 변증이나 방어나 설득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다. 그것은 선포할 일이요, 경험할 일이기 때문이다. 
그는 네 번을 반복해서 독자에게 묻는다. 이 질문은 모두 반어적 질문이다.

첫째 질문 : 누가 우리를 대적하리요
그중 첫째가 “하나님이 우리를 위하시면 누가 우리를 대적하리요”(31절)이다.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면 그 누구도 우리를 대적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어떤 사람을 위하고, 그를 사랑하기 시작하시면 누구도 그 사람을 이길 수가 없다. 그는 절대로 세상에 의해 삼켜지지 않는다. 내가 하나님을 배반하지 않으면, 하나님은 절대로 나를 버리시지 않는다. 내가 하나님 편에 서면그분은 더 철저히 내 편에 서서 나를 도와주신다. 나를 사랑해 주신다.

둘째 질문 : 누가 택하신 자들을 고발하리요
둘째는 “누가 택하신 자들을 고발하리요”(33절)이다. 누구도 하나님이 택하신 자들을 고발할 수 없다. 하나님이 의롭다고 하시기 때문이다. 외부에서 들려오는 고발과 참소, 그것을 감당할 힘은 내 안에 없다. 하나님이 의롭다고 하시면 이 모든 고발과 참소를 넘어갈 수 있다. 억울한 일도 참아낼 수 있다. 속이 썩어가는 것 같은 아픔도 삼켜내면서 주님의 일을 해낼 수 있다.

셋째 질문 : 누가 정죄하리요
셋째는 “누가 (우리를) 정죄하리요”(34절)이다. 세상 그 누구도 나를 정죄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예수께서 나를 위해 죽으시고 나를 위해 다시 살아나셨다. 나 하나 살리기 위해, 하나님 자신이 죽으시고 부활하셨다. 나 한 사람의 존재의 무게가 이미 하나님의 무게라는 뜻이다. 하나님은 그 정도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을 존귀하고 소중하게 보신다. 피조물과 창조주는 하늘과 땅차이인데, 하나님이 나를 너무 귀하게 여겨 자기 아들을 주셨다. 그 정도로 우리를 사랑하고 귀하게 보신다.

넷째 질문 :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
넷째는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으리요”(35절)이다. 누구도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다. 환난도 곤고도 박해도 기근도 적신도 위험도 칼도. 그리고 “우리는 이 모든 일(in all these things)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긴다”(37절)고 확신한다. 하나님이 나를 택하신 한, 나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 사랑에서 절대로 끊어지지 않는다는 대확신이다.

선교여행을 통해 깨닫게 된 하나님의 사랑
이 찬양이 어떤 깊이를 가진 것인지 알려면 바울이 이 로마서를 언제 썼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로마서는 바울이 3차 전도여행을 마치고, 예루살렘으로 향하기 전에 고린도에 머무는 3개월 동안 썼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 연대는 대략 56~58년경이다. 이때 바울이 어떤 심경이고, 어떤 소망을 가지고 있었는지가 그가 고린도서를 쓰고, 에베소로 들어갔을 때에 나온다. 에베소 장로들을 불러서 자기가 다시는 이들을 볼 수 없을 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이미 결심 하나가 섰기 때문이다. 로마 황제 앞에서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상고를 하여 스스로 포승줄에 묶이고, 쇠사슬에 묶여 로마로 향하는 비전을 가진 것이다. 바울의 상황은 지금 편히 자고, 편히 먹고, 모든 일이 술술 풀려나가는 상황이 아니다. 하나님 사랑을 구가하고 찬양할만한 외적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그 반대다. 이제 스스로 사슬에 묶여 로마에 들어가기 위해 환난과 결박을 받아야 할 순간이다. 이렇게 임박한 환난 한복판에서 지금 그리스도의 사랑을 노래한다. 
지난 3차례 수많은 고생을 하면서 선교여행을 하는 동안 깨닫게 된 것이다.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 얼마나 끈질기고, 불같고, 견고한지. 그래서 그 누구도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나를 끊어낼 수 없다”고 찬양하는 것이다. 어떻게 생을 사랑할 수 있는가. 이생을 이끌어 가는 분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를 알게 되면 그는 자기의 인생을 누구보다도 사랑하게 된다. 그리고 이렇게 모든 일에 나를 사랑하시는 이를 보면서 내가 나를 좋아하게 된다.

안식년에 들어가며
말씀을 묵상하면서, 이제 안식년을 앞두고 새문안에서 지난 6년간 사역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부족한 사람 때문에 성도들 중에 마음 아픈 사람도 있고, 또 제 신학이나 신앙관이 동의가 되지 않아서 힘든 분들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 한 가지가 있다. 나는 지난 6년간 다른 것을 말했다고 보지 않는다. 미국서 10년 만에 건너올 때 내가 입술을 깨물고 결심했던 것. 나는 복음의 비밀만 담대히 얘기하리라.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해서 하나님 사랑하며 살 때 얼마나 우리가 부유하며, 영혼이 풍성해지며, 그 인생이 꽃을 피우게 되는지만 전하리라! 나는 감히 그것을 전해왔다고 확신한다. 
지난 한 달 전부터 나도 모르게 하나씩 영적으로 회상을 해보고, 정리도 해보는데, 정말 감사한것이 하나 있다. 지난 6년을 돌아보면서, 하나님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가 뼈저리게 느껴졌다. 이제 한 매듭을 짓고 쉬러 들어가면서 스스로 돌아보니, 내가 새문안교회에서 한 목회에 대해 후회도 없고 아쉬움도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본다. 갑작스레 생명이 위태로운 사경까지 헤매고 몸이 채 추슬러지기도 전에 다시 설교를 시작하고, 교회 리더십에 뿌리도 내리기 전에 목회지 대물림에 대해 비판하는 설교를하고 난 뒤에 아직 자리잡지 못한 내 목회 리더십은 더 급격히 위축되었다. 안팎에서 공격이 심했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태까지 한 번도 안 해본 스타일의 목회를 꾸역꾸역 하기 시작했다. 주님이 정말 기가 막힌 웅덩이에서 얼마나 건져내 주셨는지 모른다. 이제 와서 보니 정말 감사한 일이다. 주님이 나를 내일 거둬 가셔도 나는 후회할 일이 없다. 보내신 뜻을 다 이루지 못하고 인생을 마무리하는 것이 회한이 될 수는 있으나, 하나님 뜻 이루는 것이지 내 뜻 이루는 것이 아니니, 그 분이 ‘여기까지다!’하면 그것으로 후회가 없고, 아쉬움도 없다. 이게 감사한 것이다. 하나님의 감당할 수 없는 사랑이 이 마음을 갖게 해주었다고 본다.
바울의 로마서 8장의 사랑의 찬가가 바로 이런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이 나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를 알아야 한다. 우리 중에는 아직 하나님이 자신을 얼마나 깊이 품고 계시고, 얼마나 사랑하시고, 그렇기에 때로는 얼마나 인내하면서 지금도 기다리고 계시는지를 모르는 성도들이 있는것 같다. 그 하나님의 사랑 앞에 돌아오기를 바란다. 그래서 다시 만날 때는 모든 성도들의 영혼속에 새로운 생명의 씨앗,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셨듯이 이제는 내가 하나님을 사랑하는 그 씨앗이 심겨져, 새로운 믿음의 여행을 하는 멋진 모습을 스스로 목격하는 기쁨을 누리게 되기를 축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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