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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선교를 이끄는 힘, 정체성과 개방성
작성자 관리자(jjhjjh) 등록일자 2019-10-06 오전 8:51:18
조회 1370

선교를 이끄는 힘,  정체성과 개방성

새문안교회가 여섯 번째 예배당을 짓고 창립 132주년을 지나는 즈음에 우리는 새문안교회가 벤치마킹할 수 있는 초대교회의 교회공동체 하나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초대교회 이방선교의 중심지요 2천년 기독교의 초석을 놓은 사도 바울을 배출한 안디옥교회입니다. 초대교회의 대표적 두 교회를 뽑으라 하면, 우리는 주저하지 않고 예루살렘교회와 안디옥교회를 뽑을 수 있습니다. 예루살렘교회는 초대교회들의 모태가 되는 교회입니다. 그런데 눈여겨 볼 것은, 성령께서 때가 되었을 때에 먼저 출발한 예루살렘교회가 아닌 안디옥교회를 통해 초대교회 선교의 주도권을 갖게 하시고, 하나님의 구원역사를 이끌어 가게 하셨다는 사실입니다.

왜 안디옥교회입니까? 성경은 안디옥교회의 태동기에 주목하면서, 우리가 가볍게 보고 넘어갈 수 있는 사실 두 가지를 기록해 놓았습니다. 첫째, 안디옥에서 처음으로 유대인 그리스도인들이 헬라인에게도 복음을 전했습니다. 지구상의 교회에서 최초로 유대인의 경계와 문화를 벗어나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울타리로 한 전혀 새로운 공동체가 시작된 것입니다. 안디옥교회는 이런 면에서 유대교의 틀에 매이지 않고 복음을 위하여 창조적이고, 개척적이며, 개방적인 신앙자세를 갖고 있었습니다. 이 정신이 이방선교를 위한 안디옥교회의 신앙적·신학적 기초가 됩니다. 둘째, “제자들이 안디옥에서 비로소 그리스도인이라 일컬음을 받게 되었더라” (행 11:26)고 말씀합니다. 예수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안디옥에 있는 제자들의 삶을 보고 세상 사람들은 그들을 그리스도인, 즉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들이라는 호칭을 불러 주었습니다. 자신들과 다른 삶의 방식, 생활 패턴, 가치관, 인생관을 갖고 서로 사랑하고 나누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이 호칭을 붙여준 것입니다. 다시 말해, 안디옥교회의 교인들이 비로소 세상의 문화 한 복판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살아가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신인류, 새인류가 시작된 것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 ‘정체성’ 때문에 성령께서는 안디옥교회와 그 안에서 자라난 사람들을 쓰시기 시작했습니다.

정체성이란 “다른 것과 구별되는 그 고유한 특성”을 말합니다. “그것을 그것 되게 하는 고유한 맛과 멋”을 일컫습니다. 정체성이 분명하다는 것은 다른 것과 구별된다는 것입니다. 독특하다는 것입니다. 자기들만의 고유한 가치를 갖고 삶을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미국에 가면 토요일 오전에 검은 옷을 입고 검은 망토를 쓴 중년의 남녀와 그 자녀들이 거리를 지나가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유대인들입니다. 이 유대인들이 마치 유령 같은 옷을 입고, 모자를 눌러쓴 채 자신들의 삶의 가치를 따라 회당으로 향하고 있는 것입니다. 현대의 인터넷, 하이터치 문명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 같은 진풍경입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유대인들이 우직하게 하나님 경배신앙을 지켜내는 것이 유대인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민족으로 만든다는 사실입니다. 유대인의 이 신화는 오늘날도 계속되고 있어, 인터넷 혁명을 가져온 빌 게이츠, 페이스 북의 창시자 마커 주커버그 등 현대 IT 문명을 이끌어 가는 사람들이 유대인들입니다.

정체성은 고리타분하게 자기 안에 갇혀있는 것을 뜻하지 않습니다. 정체성을 갖고 살아가는 것은 세상이 가는 길과 상관없이 그저 자기 길만을 고수하는 고답적 삶을 말하지 않습니다. 가장 자기답게 살아감으로써 자기도 행복하고 다른 이들에게도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삶을 사는 것이 정체성을 좇아가는 삶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따라오지 못할 선한 삶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안디옥 교인들이 어떤 상황에서도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을 포기하지 않은 것이 그들의 정체성을 형성해 주었고, 이것이 종이나 자유인이나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남자나 여자나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라는 보편적 박애주의 정신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이 정신을 기반으로 열방에 복음을 들고 나가 전하는 외적 팽창의 능력으로 나타나게 되었던 것입니다.

오늘날 한국 교회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은 이미 상식에 속합니다. 독일의 신학자 위르겐 몰트만은 교회가 어려움에 빠질 때에는 항상 두 가지 이유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정체성의 위기(crisis of identity)와 상관성의 위기(crisis of relevance)입니다. 정체성의 위기가 교회 자신의 본질과 고유한 가치를 지키는 것에 실패한 데서 온 위기라면, 상관성의 위기는 교회가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지 못하여 세상을 견인하는데 실패한 데서 온 위기입니다. 몰트만에 따르면, 위기의 근본은 항상 정체성의 위기에서 옵니다.

우리 좀 더 그리스도인답게 사십시다! 교회가 좀 더 교회다워져 교회가 머리 되신 그리스도의 명령과 인도하심을 따라가도록 하십시다. 교인은 좀 더 교인다워져 세상이 뭐라 하든 자신의 고유한 가치를 묵묵히 지킬 수 있기를 원합니다. 정직과 성실로 직장에서 사명을 감당하며, 자녀를 생존과 사회적 성공을 향한 길위로 몰아넣기 보다 그들 자신의 꿈과 소망을 찾아 꽃 피우게 도와주며, 여흥과 유흥을 좇아 가는 삶이 아니라 그리스도를 좇아가는 삶을 추구하십시다. 목사는 좀 더 목사다워져 겸손과 청렴으로 띠를 띠우십시다. 장로는 좀 더 장로다워져 성도들의 본이 되는 신앙과 인격의삶을 닦아 나가십시다.

안디옥의 신화가 바로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을 포기하지 않는 정체성에서 견고하게 세워져가서, 그 정체성에서 온 자신감으로 세상을 품었듯이, 우리 새문안교회는 확고한 정체성에 기반하여 만인을 품는 개방성으로 이 땅과 세계를 향할 때에, 하나님께서는 이 교회를 21세기 안디옥교회로 삼아 동북아 선교의 중심지요 세계선교의 핵심으로 성장해 갈 수 있도록 이끌어 가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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