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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오직 예수, 오직 복음, 오직 말씀으로 돌아가자
작성자 관리자(jjhjjh) 등록일자 2020-01-05 오전 8:21:11
조회 1533

오직 예수, 오직 복음, 오직 말씀으로 돌아가자

삼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2020년 새문안가족들에게 하나님의 은혜와 평강이 모든 일의 현장과 가정에 차고 넘쳐나기를 바랍니다.

동양에서 옛말에 “복잡하고 혼란스러울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이는 현상적으로 드러나는 복잡성과 불확실성에 함몰되면 문제의 해결점을 찾지 못하는 반면에, 오히려 그 현상의 복잡성으로부터 시선을 거두어 ‘원천’으로 돌아가면 거기에 해답이 있다는 것을 일러주는 지혜입니다. 서양에서는 이 지혜를 역사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아 왔습니다.
15세기, 중세 후반 유럽의 르네상스 시대에 인문주의자들은 ‘아드 폰테스 (Ad fontes)’를 주창했습니다. 그리스와 로마의 고전으로 돌아가 그 원천에서 인문주의 휴머니즘의 근원적 샘물을 길어 올리자는 취지였습니다. 한 세기가 채 지나기 전에 종교개혁자 루터는 이 “아드 폰테스”란 개념을 본질과 원천으로부터 벗어난 중세 기독교를 내재적으로 비판하며 개혁을 진행하는 중요 정신, 즉 종교개혁의 정신으로 표방했습니다. “오직 성경Sola Scriptura” “오직 믿음Sola Fide” “오직 은혜Sola Gratia” “오직 그리스도Sola Christus” “오직 하나님께 영광Soli Deo Gloria”이라는 종교개혁의 5가지 핵심가치는 이렇게 탄생하게 되어 지난 오백 년 동안 개신교 신앙의 토대요 몸체이며 목적이 되어왔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잘못된 역사는 반복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개혁자들의 이러한 위대한 신앙정신으로 시작된 종교개혁 신앙은 지난 오백 년 동안 점차 퇴색되어 오늘날 한국 개신교회는 다양한 측면에서 중세 기독교회를 방불케 합니다. 한 세기를 갓 넘긴 한국교회의 역사에는 지난 오백 년 개신교회의 영광과 욕됨이 응축되어 있습니다. 한 세기를 갓 넘긴 국가/민족 단위의 교회 공동체가 교회사에서 그 유래를 찾기 어려운 엄청난 부흥을 경험한 것은 분명 하나님의 은총이요 동시에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일입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 부흥의 어두운 그림자도 그대로 현실로 노정(露呈) 되고 있는 것입니다. 첫째, 교회에 세속화된 흐름이 깊이 들어와 물질주의(mammonism)와 바알주의(번영주의)가 복음의 능력을 근원에서 훼손시키고 있고, 인본주의적 신앙사조는 다시 기승을 부려 율법주의(legalism)와 변형된 형태의 인본주의적 신앙 (human-centered faith)이 성도의 삶을 주도해 나가는 기준이 되어 있습니다. 둘째, 교역자 중심의 교권주의 신앙사조와 이에 대한 거부감으로 시작된 반교권주의 신앙사조가 서로 뒤엉켜 한국개신교회는 그야말로 혼란과 혼돈 속으로 빠져들어가고 있습니다. 특정 초대형교회의 목회자 대물림 사건은 이 모든 한국 교회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이 결과로, 한국 교회는 안으로는 복음의 역동성이 급격히 유실되어 가고 있는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한때 천만 명을 자랑하던 교세는 이단을 포함하여 삼백~사백만명 수준으로 움츠러들었고 그 추세는 점점 가속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어야 할 교회의 대사회적 신뢰도와 도덕성은 땅에 떨어져, 더 이상 사회는 교회를 신뢰하지 않으며 교회에서 나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려고 하지도 않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더해, 다양한 철학과 포스트모더니즘적 사상의 사조는 교회의 진리에 근본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교회로 하여금 자신의 진리성을 입증하기 위해 치열한 추가작업을 요구하는 현실입니다. 구원의 방주인 교회는 이러한 삼각파도에 끼여서 어찌하지 못한 채 서서히 함몰해 가고 있는 것 같은 형국입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한국개신교회는 사실 종교 개혁적 상황으로 접어들어 가고 있다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닙니다. 교회에 따라 피부에 와 닿는 체감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말입니다. 바로, 이때야말로 우리는 기독교 신앙의 ‘원천’이요 ‘근간’이요 ‘시작’이 되는 “예수 그리스도” 그분 자신에게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 입에서 나오는 육성에 귀를 기울이며 그 분의 말씀(Message)과 삶(Life)이 주는 교훈을 다른 어떤 것보다 소중히 여기며 반응하겠다는 각오가 필요합니다. 또한, 단순히 계명을 머리로만 이해하고 율법적으로 강요하던 데서 떠나, 계명의 소중함을 간과하지 않고 계명을 실제로 지킬 수 있도록 열망을 부어 주시는 복음의 능력(power)과 은총(grace)의 선행성 또한 함께 강조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오백 년 전의 종교 개혁의 정신은 오늘날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서도 기독교 신앙의 고유성과 진정성을 견고히 지키며, 나아가 하나님의 나라를 개개인의 내면과 삶에서, 그리고 더 나아가 이 땅에 세워나가는 가장 핵심 정신이요 요체라 할 수 있습니다. 2020년 새문안 공동체가 “오직 복음Sola Evangelium, 오직 은혜Sola Gratia, 오직 성경Sola Scriptura으로 돌아가서 교회를 새롭게 하는 참된 기초를 다시 세워, 그리스도께서 선포하신 하나님의 나라를 세우고 확장해 나가는 성령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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